아이가 방학하자마자 한달간 연수를 간다고, 전부터 가족이 어디를 갔다오자고 주장해왔고
이제 시간도 얼마남지 않아 캐리비안베이를 가기로 약속을 했었다.
원래 난 놀이공원같은데 좋아하지도 않고, 사람 많은데 꺼리는지라 내키지 않았지만…, 아이가 하도 바라길래 결국 오늘 같이 갔다왔다.
사실은 작년 이맘때 이런 일이 있었다.
정말 알뜰한 “빠꿈이” 처가 각종 우대 수단과 신용카드로 대폭 할인을 받아 캐리비안베이를 예약하고 갔었지만 예약의 증빙이 되는 “종잇장”을 안가지고 온 것을 매표소 앞에서 알았다.
예약해놓은 것이 환불이 가능한지도 예측이 안되는 가운데 애의 외할머니까지 모시고 간 상황에서 돌아올 수도
없고, 십몇만원의 추가 지출이 생기겠지라 - 잘됐다싶어서 - 세명만 입장을 시키고 나는 차에서 종일 낮잠을
잔 적이 있다.
(단 한마디도 싫은 내색을 드러내지 않은 나의 고매한 인격이 자랑스럽다.
처와 아이는 찍소리도 않하는 내게 많이 미안했던 모양이다.
사실 나는… 그날 날씨는 차에서 낮잠을 즐기기에는 적절하지 않았지만 돈 4~5만원의 절약보다는,
복작거리는 놀이공원을 피하기 위해 그 길을 택했었다.)
처는 평소 공연 같은 것을 예매할 때 내 의사를 물어봐서 빼놓고 표를 끊는 적이 간혹 있다.
그러한 공연이나, 관람이 고가인 경우에는 사실 그 의사 확인은 매우 맥빠지고, 소극적이긴 하지만…. ^^
하여간, 그래서 그런지 요번에는 아이가 반드시 아빠도 같이 가자고 이리 저리 꼬시는지라 아이를 위해 같이
가는 것이 좋겠다 싶어 나도 꾹 참고 따라 나섰었다.
아이와 처랑 같이 물에서 뒹구는 등 적극적으로 놀았고…, 다음에 더 안가기 위해서라도 오늘 가기를 잘 했다
는 생각이다.
역시 휴일에 놀이공원가는 건 바보 짓이야라는 생각과 불편한 점도 많았지만, 전체적으로 괜찮았고 날씨도
흐려서 긴 줄에서 기다리는 것이 덜 힘들었다.
위 괄호넣기 문제와 관련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대번에 연인관계로 보이는 남녀들이 같이 담배를 물고 있는 모습이나,
“뭐 저런 것들이!!!”하는 생각이 들을 정도로 과감한 노출의 아가씨들.
이런 게 보기 싫었고…, 정말 난 "꼰대"다.
그저 조성된 인조의 풀에서 코파카바나나 리우의 해변에 온 것처럼 하고 다니는 아가씨들이 수없이 많다는데 정말 놀랐다.
내가 어제 옛날 입던 수영복을 준비하는 걸 보고 처는 그거 절대 입지말라고, 여긴 놀이공원이지 해수욕장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아가씨들의 수영복 차림은 과감 일변도였고, 하나같이 너무나 발육상태가 좋고, 수영복의 스타일도 대담해서 뭇 남성 입장객(여기에는 물론 나도 포함돼야겠지만)들을 다분히 즐겁게 했다.
일행인 남자 자식들의 심리는 도대체 어떻게 생긴 것일까.
실베스터 스탤론은 아내인 닐슨에게 더 많은 노출을 강요했다던데… 혹시 요즘 남자 쉐키들의 정서는, 지 애인이 비싼 속옷 입으면 그거 남들한테 자랑하고 싶은…, 그런 종류일까.
하나 더.
십대 후반에서 이십대 초로 보이는 아가씨 하나는 쭈그리고 앉아 담배를 피우면서 – 내가 제일 싫어하는 – 침까지 길게 늘어뜨려 땅 바닥에 뱉는데, 정말 보기 싫었다.
사람들은 모두 맨 발로 돌아다니고, 그 여자애도 맨발이었다.
옆에는 일행인 기집애 하나와 남자 쉐키들 둘이 있었고, 그 중의 한쉐키는 이 기집애의 상대로 보였다.
더구나 이 기집애는 몇 걸음만 더 가면 커다란 재털이가 있음에도 굳이 그걸 관상수가 담긴 블록 화분의 나무들 사이에 꼬부치는 것이었다.
십초도 지나지 않아 장내를 도는 여자 근무자가 와서 그 기집애가 보는 앞에서 꽁초를 집어 비닐주머니에 담고
있었다.
담배를 화분에 꽂은 기집애와 그걸 집어낸 근무자 아가씨는 거의 또래로 보였다.
그 아가씨의 유니폼 블라우스는 땀에 젖었지만, 예의 그 망할 년보다 오억배는 더 이쁜 모습이었다.
내 소원 중 하나는 아무데나 담배 꽁초 버리는 년놈들의 입에다가 그걸 줏어서 다시 넣어주는 것이다.
꼭 이루어보고 싶은 꿈이다. 끝.
PostScript : 이번에는 영리한 기집애들 이야기 하나.
줄을 서있는데 이십대로 보이는 너댓명의 젊은 친구들이 아가씨들을 앞에 세우고 우루루 줄과 줄 사이로 몰려 들어 내 옆을 지나갔다.
아가씨들은 지들끼리 "야, 우리가 새 줄을 만든다" 어쩌고 낄낄거리면서 줄 앞 쪽으로 거침없이 나아가더니 – 나도 상당히 앞 쪽에 있어서 – 결국 줄 맨 앞에까지 가서 개찰하는 도우미 아가씨 앞에서 "확" 끼어들지 말지를 결정하지 못한 듯 엉거주춤하고 있었다.
정상적인 줄은 두세명 씩 무질서하게 서있었고, 그 친구들은 한 줄이었기 때문에 뒤에서 이 장면이 훤히 보이고 있었고, 나는 또 사알살 분개하기 시작했다.
두번째 서있던 여자애가 맨 앞의 여자애에게 끼어들기를 종용하자 그 그 아가씨는 왜 날 시키냐며 뒤로 빠지더니 두번째 서있던 여자애를 개찰구로 확 밀어버렸다.
등을 밀은 아가씨와 그 뒤의 남자애들이 환호했지만 밀린 아가씨는 개찰구 앞에서 뒤의 정상적인 줄에 서있는 사람들에게 쑥스러웠는지 기겁을 하고 뒤로 빠졌다.
내가 입장할 차례가 돼서 그 아가씨들의 선두와 내가 나란히 섰고 둘이 눈이 마주쳤다.
차분한 어조로 “줄을 서야지, 젊은 사람들이…”라고 말하자, 아가씨는 전혀 대시근하지도 않다는 듯이 줄이 아닌 줄 몰랐다고 했는지, 줄이 있는 건 줄 몰랐다고 했는지 뭔가 같잖은 변명을 주섬거렸다.
내가 맨 앞에 있었으므로 순간적으로 이 들을 내 앞에 세울까를 생각해봤지만, 너무나 짧은 시간에 그건 올바른 결정이 아닐 뿐만 아니라, 뒷 사람들의 동의까지도 필요한 사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간선도로에서 빠지기 위해 차들이 줄줄이 늘어 서있을 때, 중간에 끼어들어서 빠져나가는 차들은 정말 얄밉다.
오히려 그런 차들을 너그러운 척하며 끼워 주는 것들이 더 밉다.
내부순환도로 마장을 통해 답십리 소재의 회사로 출근하던 나는 그 상황이 너무나 싫었는데, 어느 날 그 기다리는 시간이 예상외로 짧은데에 깜짝 놀랐다.
착각이 아닌 가 싶어서 며칠을 재어 보고서, 제 아무리 차가 막혀도 IC 출구 끝에서 청계천 길의 평지로 접어들 때까지 15분도 안걸린다는 것을 알았다.
끼어 드는 차가 적은 날은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그 상황이랑 다를 바가 무엇이랴.
더구나 내 뒤에 아이와 애 엄마가 있는데, 내가 젊은 아가씨들에게 선심을 쓸 이유는 개“x”만큼도 없는 것이다.
괘씸했지만…, 더 이상 나서지 않고 묵묵히 통과했다.
당연히 나는 티켓을 가지지 않았고- 인솔자는 항상 애 엄마이다- 점잖게 개찰구를 통과하여 몇걸음 더 나가서 뒤를 돌아 보니, 어렵쇼 내 뒤에 예의 아가씨가 서있고 우리 애와 처는 그 뒤에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야마가 홱 돌아서, – 입이 더러워징게 고만 중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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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놈 떼지어 몰려 다닐 때 일행 중에 나서기 좋아하는 젊은이에게 알립니다.
공명심도 좋고, 동료들을 생각하는 리더쉽도 좋지만…
앞장서서 새치기의 물꼬를 트는 것은 결코 멋있는 행동이 아닙니다.
언젠가는 턱주가리 돌아가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아니, 꼭 올겁니다.
Caribbean refugee : Collection for 2008 summer.